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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외무성을 뒤집은 외교기밀비 정보공개 소송 -


어느 나라나 세금이 '눈먼 돈'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래서 시민들이 끊임없이 감시하고 문제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일본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끈 외무성 예산낭비 사례를 소개한다. 

2001년 4월 일본에서도 국가 차원의 정보공개법이 시행되기 시작했다. 이 법이 시행되기만을 기다려 온 사람들도 있었다. 바로 정보공개에 목마른 시민단체들이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예산낭비를 감시해 온 시민옴부즈맨들은 ‘정보공개시민센터’라는 작은 단체를 만들었다. 중앙정부의 세금낭비도 묵과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정보공개법이 시행되자마자 ‘정보공개시민센터’는 외무성에 대해 ‘외교기밀비’라고 불리는 돈의 지출관련 서류를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외교기밀비’는 외교관들이 외국에서 정보수집이나 외교공작활동을 하면서 식사비나 정보제공 대가로 쓸 수 있는 돈이었다.

그러나 이 청구를 할 당시까지만 해도 이로 인해 8년 가까운 세월동안 소송이 계속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정보공개시민센터의 청구를 받은 일본 외무성은 전부 비공개하겠다는 통보를 해 왔다. 왜 비공개하는 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도 않고 “정보공개법 5조 3호, 6호 소정의 사유가 있다”는 식으로 비공개를 한 것이다. 이에 정보공개시민센터는 외무성의 비공개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소송이 진행되던 와중에 외교기밀비의 문제점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외교기밀비가 대사관 파티비용, 외국에 온 국회의원 접대경비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태가 드러났다. 명목은 ‘외교기밀비’라고 해 놓고 실제로는 외교기밀과는 거리가 먼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보공개시민센터 사무실에 빽빽하게 꽂혀있는 외무성 소송 서류파일들


문제가 불거지자 일본 외무성은 외교기밀비 예산을 15% 삭감했고, 일부 문서는 부분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송은 계속되었다. 소송중에 외무성은 외교기밀비의 문제점을 감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심지어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외무성 회계과장은 “재외 공관은 방문한 국회의원을 외교활동의 도구로 사용한다”라고 주장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원 접대비도 외교활동에 쓴 것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늘어 놓았다.

그러나 마침내 올해 2월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외무성 기밀비 정보공개소송에 대한 최종판결이 내려졌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 순수하게 정보수집대가로 지급한 부분은 비공개 * 정보수집ㆍ외교활동을 위한 식사경비로 지출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출일, 지출액만 공개 * 국회의원 등을 접대하면서 쓴 부분에 대해서는 모임의 목적, 참석자, 개최일, 지급일, 금액 등을 공개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소송은 일단락되었다. 


그리고 1달 후면 그동안 베일에 싸여 왔던 국회의원 접대비 등 외교기밀비 지출 관련 서류가 공개된다고 한다. 8년 가까운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실제로 서류가 공개되면 더 많은 문제점들이 발견될 것같다고 한다.



이 작은 책상 하나가 정보공개시민센터의 전부이다. 사무실은 다른 단체와 공유한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는 요즘 정보공개 소송에서 누가 많이 이길까? 지금은 정보공개를 청구한 시민들이 많이 승소하는 추세라고 한다. 더 많은 정보공개청구가 정부의 부패와 타락을 막는 길이라는 것을 일본 법원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 지난 6월 25일 정보공개센터의 하승수 소장, 홍일표 이사가 일본의 정보공개 관련 시민단체들을 방문했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연재해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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