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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퇴근길에 서울시의회와 프레스센터 사이에 있는 지하도를 건넜습니다.

워낙 거리가 짧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지하도라 늘 다른 곳들보다 좀 기온이 낮다는 느낌이었는데, 비까지 내리고 나니, 6월이라는 계절이 무색하게 서늘하고 습한 기운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그 짧은 지하도에도 노숙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구요.

아무리 여름에 접어들었다 하더라도 한밤부터 새벽까지는 추울텐데,,,,, 바람이라도 막으려고 종이박스 몇개만으로 마치 관 처럼 보이기도 하는 종이집을 만든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사진출처 : 문순c네 블로그



지하도를 다 건너려는데, 벽에 붙인 노란 안내판이 눈에 띄었습니다.
 
<사진출처 : http://blog.aladdin.co.kr/devilmaycry>

"노숙자율금지구역"이라는 서울시 중구청장의 안내문이네요.

인사동이나, 용산, 영등포 등 몇곳이 노숙자율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하더니,,, 여기도 그 곳중의 하나인가 봅니다. 

안내문의 맨 위에는 친절하게도(?) 노숙은 건강에 해롭습니다! 라는 문구도 써 넣었습니다.

그 분들이 노숙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몰라서 차가운 돌바닥 위에서 종이박스에 의지한채 잠들어 있는 것은 아닐텐데 말입니다.


어제 이런 장면을 보고 난 후 중구에서는 노숙인을 위한 복지시설이 어느정도 갖추어져 있는지 궁금해졌는데요.

중구청 홈페이지에서 공표하고 있는 자료들을 살펴보았습니다.

2008년 중구의 세출예산서를 보니 지난해 중구는 노숙인의 보호 및 관리에 13,525,000원을 예산으로 책정했네요.

시청 옆 지하도 뿐만 아니라, 노숙인들이 가장 많은 서울역도 중구청 관내인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많은 노숙인들에게 1년에 1300만원정도의 예산은 너무 적은 액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중구 사회복지 시설 수>

출처 : 2008년 중구 통계연보



이 밖에도 통계연보를 살펴보니 중구에서 운영 및 관리하고 있는 부랑인 시설수는 한곳도 없습니다. 작년과 올해 사이에 생겨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2002년~2007년 동안에는 존재한적이 한번도 없는것으로 보 보이니 말입니다.


노숙인을 위한 시설도 마련해 놓지 않은채 노숙을 하지마라~ 시설로 입소해라~ 라고 말하면 길에서도 쫓겨난 노숙인들은 어디로 가야하는것인지,,,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노숙인 복지에 자주 인용되는 것 중에 "회전문 현상"이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노숙생활에 처하게 되는 이들이 <거리→쉼터1→쉼터2→거리>와 같은 식의 삶을 순환할 뿐, 벗어나기 힘든 상황을 일컫는 말이라는데요.

위의 내용들을 보니, 그나마 쉼터도 없어 이 거리에서 저 거리로 옮겨다녀야 하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제 포스팅한 글에서도 쓴 말이지만,,, 또한번 써야 할 것 같네요...

국민들이 낸 세금이, 아름답고 화려한 곳을 뽐내는 데 보다는 어둡고 춥고 소외된 곳에 빛을 비추는 데 사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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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미예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대책없이 일방적 정책집행은 문제가 있네요.

    2009.06.03 12: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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