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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요서울


 

“기업은 국가 주전선수 뇌물공여가 생계형 범죄라고?”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특별사면 등이 적정하게 이뤄지도록 심사 및 자문하는 기구인 사면위원회의 회의 전문이 공개돼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2008년 5월 29일, 2008년 8월 11일 (정몽구, 우근민 등 사면 건), 2009년 8월 6일, 2009년 12월 24일(이건희 사면 건) 등 4차례의 회의록이 공개된 것이다. 그런데 이들에 따르면 회의 전문에는 뇌물도 생계형 범죄 아니냐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어 의문을 자아낸다. [일요서울]이 이를 들여다봤다. 


권력 거수기 역할 한다던 특별사면, 비난 세례 

이원욱 의원 사면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 발의

 

“사실 뇌물수수 같은 경우도 생계형 범죄들이 있을 수 있고, 사람에 따라서는 몇 푼 먹고 잡혀 가지고 한 사람들 같은 경우도 있으니, 생계형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것들을 일반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특별사면의 취지에 맞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습니까?” 

 

“지난해 8.15 사면을 크게 했거든요. 기업인들도, 총수들도 다 해주었고, 그래서 이번에는 사면을 안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 이런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민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까 그럼 생계형은 하기로 하였고, 그래서 생계형으로 분류하다 보니까 뇌물은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자세히 설명하면 사람들이 알아듣는데, 뇌물을 포함시켰다 그래서 기자들이 어떻게 생계형이냐고 물어보면 곤란한 면이 있습니다. 저희도 공무원이니까 공무원끼리 봐주려고 그런 것이 아니냐고 그런 모양새도 좀 있습니다” 

 

“공갈죄도 배제되어 있지만 동네 지나가는 애들 상대로 ‘삥’ 뜯는 것도 공갈죄가 되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도 한번 검토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런 조직적으로 받는 사람은 잘 안 걸리고요. 어쩌다가 한 번 먹은 놈이 걸릴 수 있거든요”

 

해당 대화는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와 뉴스타파가 공동 진행한 정보공개요청으로 공개된 4개의 회의록 중 2008년 8월 11일 오전 10시 법무부장관 회의실에서 8·15 특별사면을 위한 사면심사위원회 회의가 열렸을 때 대화  일부다. 

 

당시 2008년 6월 이명박 정부 첫 사면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무려 4만 9000여 명이 특별사면 대상에 오른 바 있다. 

 

사면심사위원회 위원은 총 8명으로 김경한 법무부 장관,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바 있는 한상대 법무부 검찰국장, 소병철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한명관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유창종 변호사, 곽배희 가정법률상담소장, 권영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오영근 한양대 법대 교수로 구성됐다.

 

그런데 이들 중 일부가 내놓은 것은 뇌물수수는 생계형 범죄가 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취지의 발언이다. 동네 아이들을 상대로 이른바 ‘삥’을 뜯는 것도 공갈이니, 공갈이 생계형으로 볼 수 있지 않냐는 의견도 나온다. 

 

또 공개된 회의록에서 특별사면 대상자 가운데 정몽구(현대), 김승연(한화), 최태원(SK) 등 재벌총수들과 우근민(제주지사) 등 자치단체장, 그리고 방상훈(조선일보), 송필호(중앙일보), 김병건(동아일보), 조희준(국민일보)을 비롯한 언론사 사주 등 정·재계, 언론계 주요인물 134명도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계속되는 봐주기 논란 

 

이렇다보니, 재벌이 사면을 잘 받는 이유가 혹시 뇌물은 생계형 범죄기 때문이냐는 비아냥거림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사면심사위원회가 구성된 이후 줄곧 권력의 거수기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비판의 근거가 실질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대표적인 예로 지목된 것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1명을 대상으로 한 특별사면 심사위원회 개최 건이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국익을 말하면서 모든 위원이 적극적으로 이건희 회장의 사면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회의에서 한 위원은 “우리나라 축구선수 하나가 다리 하나 삐었냐 안 삐었냐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나는데, 우리 국제 기업경쟁이라는 축구장에 나가서 뛰는 우리나라 몇 개 대기업들 이거는 우리가 좀 미워도 속상해도 세계무대에 나가 싸워 이길 수 있도록 다리 묶은 것을 풀어주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이라고 항변한다.

 

이어 “지금 삼성, SK, LG가 갖는 세계무대에서의 경쟁의 중요성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축구선수 주전멤버나 마찬가지 아니겠냐. 그런 차원에서라도 지난번 과감한 조치를 했듯이, 삼성이라는 기업이 세계무대에서 상처를 덜 받고 빨리 주전 선수로 뛸 수 있도록 적절히 빨리 풀어주는 것이 옳은 것 같다”고 덧붙인다. 

 

이와 관련해 정보공개센터는 “정몽구, 김승현, 최태원 등 경제인들 역시 ‘경제 살리기’의 명분으로 특별사면되고 있다”면서 “사면심사위원회 운영에 대한 폐쇄성과 비밀주의 역시 문제”라고 전했다.

 

이어 “측근 및 경제인에 대한 사면권 남용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에도 특별사면에선 위에 언급된 문제들이 항상 도마 위에 올랐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사면권을 남용하지 않겠다고 공약을 내기도 했었는데 사면심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원욱 의원이 지난 1일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한 심사를 실질화하기 위한 사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2008년 법무부장관 소속으로 사면심사위원회가 신설됐지만 위원 9명 중 5명이 법무부장관, 법무부차관, 검찰국장, 범죄예방정책국장,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등 법무부 측 당연직 인사들로 채워져 공정성 논란이 있어왔다. 

 

이원욱 의원의 법률개정안은 사면심사위원회를 법무부장관 소속이 아닌 대통령 소속으로 변경하고 위원 9인 또한 대통령이 임명하는 3인, 국회에서 선출하는 3인,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인으로 구성하도록 해 사면심사위원회가 객관적이며 공정하게 심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두고 이원욱 의원은 “법무부소속의 사면심사위원회는 대통령의 특별사면권 행사를 위한 동의기구로 전락했다”며 “특별사면 대상을 공정하게 심사하도록 위원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 법안은 그동안 부작용이 많았던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한 공정성을 위해 만들어졌다”며 “재계와 정치계 등 부정적인 인물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법적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hwihols@ilyoseoul.co.kr



기사출처: http://www.ilyoseoul.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3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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