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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진보연대)


박근혜 새 정부가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경범죄 처벌법’이 개정됐다. 개정된 법은 이전에는 벌금형에 처해질 수도 있었던 경범죄 항목들의 많은 부분을 범칙금으로 대체했습니다. 경찰과 여당 측은 이 점을 들어 개정된 ‘경범죄 처벌법’이 이전의 법보다 완화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벌금형을 물릴 수 있는 항목들이 단순 범칙금 부과로 전환되면 오히려 공권력이 더 손쉽고 빈번하게 범칙금으로서 국민들을 단속한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또한 지난 개정에서 큰 논란이 되었던 것은 구걸행위, 과다노출, 스토킹 행위 등이 추가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항목들을 단속하는 기준점도 모호해서 경찰의 자의적 단속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개정 ‘경범죄 처벌법’을 두고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에서도 적지 않은 논란이 일었던 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범죄 처벌법이 개정된 뒤 어떠한 변화가 나타났을까요? 2008년부터 2013년 11월까지 서울지방경찰청을 통해 서울시와 전국 경범죄 단속 현황 역시 정보공개청구 해봤습니다.


서울시 경범죄 단속 현황을 보면 오물투기, 광고물 무단부착, 과다노출 세 개의 항목 모두 2012년에 비해 2013년 현재 단속건수는 크게 늘어났습니다. 특히 구걸행위 같은 경우 새로 개정된 경범죄 처벌법에 포함되어 2013년 새롭게 단속 대상에 오르게 됐습니다. 



서울시 경범죄 단속 현황(단위: 건)


 구분

 오물투기

광고물 

무단부착 

과다노출 

구걸행위 

 2008년

 16,527

2,349 

90 

 2009년

2,430 

2,610 

 2010년

4,639 

340 

65 

 2011년

5,289 

468 

51 

 2012년

1,118 

334 

36 

 2013년 

1월-11월

 9,816

1,319

68 

244 

출처: 서울지방경찰청(2013)




전국 경범죄 단속 현황(단위: 건)



 구분

오물투기 

광고물 무단부착 

과다노출 

구걸행위 

2008년 

60,945 

5,167 

291 

18 

2009년 

17,608 

4,748 

278 

11 

2010년 

17,184 

1,442 

246 

13 

2011년 

18,768 

1,917 

192 

17 

2012년 

6,102 

2,082 

167 

15 

2013년 

1월-11월 

20,791 

4,383 

286 

296

출처: 경찰청(2013)


전국의 경범죄 단속 현황 역시 서울시 현황과 비슷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3년 단속 건수가 전년인 2012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개정된 경범죄 처벌법의 내용에 따라 구걸행위 단속 건수 역시 이전 5년의 단속 건수를 모두를 합친 수보다 2013년 한 해에 단속한 건수가 훨씬 많습니다.


통계를 분석해보면 개정된 경범죄 처벌법이 시행된 2013년에만 유독 단속 건수가 높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2008년의 단속 건수 역시 다른 해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항목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2008년 다음으로 단속 건수가 높게 기록된 해는 2013년입니다. 2008년과 2013년의 공통점은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해라는 점인데요, 2008년에는 이명박 정부, 2013년에는 박근혜 정부가 각각 출범했습니다. 


한편 2012년 단속 건수는 다른 해에 비해 현저히 적은 편이다. 이명박 정권 첫 해인 2008년의 전국 오물투기 단속 건수 60,945건인 반면 정권 마지막 해인 2012년에는 6,102건으로 감소했습니다. 임기 첫해의 단속 적발 건수가 임기 마지막 해보다 10배 가깝게 많았던 것입니다. 과연 통계처럼 국민들이 5년 동안 오물투기를 10배나 덜 했기에 이와 같은 단속 현황이 나오는 것일까요? 하지만 2013년 다시 고무줄처럼 늘어난 오물투기 단속 현황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각 정권이 출범한 해에 유독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범죄 단속 현황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기에는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족한 세수를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충당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도 읽힐 수 있으며, 막 출범한 행정부가 국민들을 상대로 일종의 군기를 잡는다는 해석도 또한 가능합니다. 더불어 2012년 현저하게 단속 건수가 낮은 이유는 당해에 치러질 대선을 염두 한 결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개정된 경범죄 처벌법의 항목에서 과다노출이나 구걸행위와 같은 목록은 사회적으로 다시 충분하게 논의되어야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오물투기, 주정차위반, 비-지정된 장소에서의 흡연 등의 경범죄 단속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공익이라는 목적 아래 시행되고 있습니다. 허나 통계를 통해 드러나다 시피 단속 건수는 정권의 의지에 특정 시기에만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일관성 없는 경범죄 단속 관습이 계속 이어진다면 앞으로도 정부는 공권력을 통해 그 때 그 때 부족한 세입을 충당하기 위한 방편으로 비추어지거나, 정권초기 국민들을 상대로 이른바 ‘군기 잡기식’ 단속을 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본 분석과 정보공개자료는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조성준님이 정보공개센터에 공유해 주셨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공개청구 자료.pdf


경찰청 정보공개청구 자료.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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