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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강성국 간사



통계라는 것이 항상 세세한 진실 속으로 우리를 인도하지는 않지만 뚜렷한 일반적 경향을 설명해준다. 그래서 우리는 통계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면 안 되지만 그것을 눈여겨 봐둬야 한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오늘 이야기할 것이 바로 정보공개제도에 관한 통계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보공개제도 운영에 대한 통계를 발행하고 있다. 바로 안전행정부가 매년 펴내는 정보공개연차보고서가 그것이다.


정보공개연차보고서는 정보공개청구 대상이 되는 모든 공공기관들의 정보공개현황들을 정리한 것이다. 1년 동안 처리되는 자료의 양이 많다 보니 이듬해 하반기가 지나야 전년도의 보고서가 작성되고 분량도 상당하다. 최근에 2012년도 정보공개연차보고서가 공개되었다.


우선 2012년도 정보공개연차보고서를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정보공개 접수 건수의 증가이다. 2012년 총 접수 건수는 494,707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12.0%(’11년 441,590건)가 증가했다. 정보공개법이 처음 시행되었던 1998년의 26,000건에 비하면 19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이는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게 된 까닭도 있지만 그만큼 정보공개제도가 사회 내에서 활성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다음으로 눈에 띄는 부분은 정보공개율이다. 2008년 이후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율(전부공개+부분공개)은 90.8%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2012년은 2011년에 비해 4% 가까이 증가했다. 2012년에는 95%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정보공개율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정말로 정보공개가 보다 투명하게 되고 있는 것일까? 이 5%의 비밀은 바로 ‘정보부존재’에 있다.





정보부존재란 공공기관에 정보공개청구가 접수되었을 때, 해당 공공기관에 청구인이 요구한 정보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결정 통지하게 되는 비공개결정의 하나다. 즉 본래 정보부존재는 ‘비공개’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2011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정보부존재’에 관한 처리규정을 신설해 정보부존재 청구의 경우 비공개가 아닌 일반민원으로 전환하였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2012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율은 실질적으로 공개율이 5% 증가한 것이 아니라 비공개율이 5% 감소한 것이다.


정보부존재가 비공개에 포함되지 않는 것에 대한 문제는 논쟁적이다. 공공기관이 청구인이 원하는 형태로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악의적 비공개’를 자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임의적으로 정보부존재 결정을 하는 경우가 지금도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악의적인 이유는 공공기관이 정보부존재 통보를 하게 될 경우에는 이의신청 등의 불복절차 역시 진행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부존재결정에 대한 명확한 판단과 절차가 보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소위 권력기관이라 불리는 공공기관들의 높은 비공개율도 여전히 눈에 띤다. 감사원의 경우 총 205건 청구 중 38건 비공개로 비공개율이 18%이며 경찰청의 경우에는 28,730건 청구 중 3,797을 비공개해 비공개율이 13% 이상이다. 첩보 및 수사 정보뿐만 아니라 일반 행정정보도 비공개 성향이 강한 국가정보원의 경우 총 41건 청구 중 23건을 비공개해 비공개율이 56%에 이른다. 조세에 대한 정보를 보유한 국세청 또한 총 청구 건수 4,041건 중 비공개가 2,002건으로 비공개율이 50%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주요 범죄와 수사에 대한 통계와 정보를 보유한 대검찰청의 경우 비공개율이 24%, FTA와 같이 시민들의 이해와 직접 연결되는 정보를 다루는 외교통상부는 비공개율이 11%를 초과했다.





이런 권력기관들은 행정감시를 위한 타당한 정보공개청구들에 대해서도 법령상의 기밀, 국가안보, 외교상의 비밀, 개인정보보호 등을 구실로 비공개를 일삼은 사례가 무척 많다. 따라서 전체 비공개율의 몇 배 이상 되는 이들 권력기관의 비공개율이 단순하게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비공개 대상 정보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당연히 비공개율도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들 권력기관의 정보폐쇄성이 그만큼 높다고 보는 게 당연하다.


“정부가 모든 정보를 폐쇄적, 독점적으로 관리하고 투명하지 않게 결정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국민 행복을 만들어 가기도 힘들 것입니다. 


국민을 중심에 두고 개방과 공유의 정부 운영을 펼쳐나갈 때, 깨끗하고 효율적인 그런 국정 운영이 가능하고,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과제 추진에 대한 동력도 더 커질 것입니다“


- 2013년 6월 19일 정부 3.0 비전 선포식, 박근혜 대통령 축사 중-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공기관의 투명한 정보공개로 정보접근을 보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민들의 알 권리를 혁신적으로 신장시키는 ‘정부 3.0’을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리고 지난 6월에 정부는 ‘정부 3.0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직접 축사도 했다. 단언컨대, 정부 3.0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고 싶다면 정보공개연차보고서의 통계 수치들을 가장 의심해야 할 사람, 이 보고서를 가장 비판적으로 읽어야 할 사람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다.



*이 글은 주간인권신문 <인권오름> 365호 솟을터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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