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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서울시내 정류장 버스 도착 음성안내서비스 설치 12% 불과


지난 10월, 서울 혜화동 방송통신대 앞 버스정류장에서 한 시각장애인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앞을 볼 수 없는 그는 버스가 서는 기척이 느껴질 때마다 허겁지겁 달려가 큰 소리로 외쳤다. “이 버스 번호가 162번 맞습니까?” 갈 길이 급한 버스기사는 아니라는 말만 남기고는 시각장애인이 아직 버스에서 손을 떼지도 않았는데 급히 떠나버렸다. 그는 162번 버스가 올 때까지 이런 아슬아슬한 과정을 몇 번이나 반복해야 했다. 이 정류장에는 음성안내 서비스가 제공되는 버스도착정보기(BIT)가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2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서울시로부터 받은 ‘버스도착정보기(BIT) 설치현황’을 보면, 현재 서울시내 6054곳의 버스 정류장 중 BIT가 설치된 데는 726곳으로 설치 비율이 12%에 불과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앙차로 정류장은 324곳 모두 BIT가 설치됐지만 가로변 정류장은 전체 5712곳 중 설치된 곳이 348곳에 그쳤다. 


게다가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애써 BIT를 설치해 놓고도 음성안내 소리를 줄여놓거나 꺼놓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변 상가 등에서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올 경우 안내소리 크기를 간혹 줄여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서울시에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버스정류장을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버스운행정보 음성안내 등의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차별행위”라며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서울시는 최근 시각장애인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실시간 교통정보를 음성으로 안내해주는 스마트폰 앱 개선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서울지부 이상득씨(51)는 “시각장애인들의 스마트폰 이용률 자체가 높지 않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행히 서울시는 내년에 BIT 설치를 큰 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예산으로 25대를 신설하는 한편 한국통신과 BTO(민간이 건설하고 직접 운영) 방식으로 2384대를 추가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2013년 말까지 BIT 설치비율이 51.8%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훈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정책연구원(49)은 “BIT가 확대되더라도 버스들이 보통 한꺼번에 여러 대 들어오니까 하나하나 붙잡고 물어봐야 하는 건 마찬가지일 수 있다”며 “버스 자체에도 ‘이 버스는 ○○○번’이라는 외부 음성안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내에서는 동아운수(대표 임진욱)가 운행하는 151번 버스만 회사 차원의 개별적인 노력으로 이 같은 기능을 설치해 놓은 상태다. 151번은 운행버스 38대 모두 외부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기가 설치돼 정류장에서 문이 열리면 ‘우이동에서 중앙대학교로 가는 151번 버스입니다’라는 음성안내 멘트가 나온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입력 : 2012-11-12 22:15:40ㅣ수정 : 2012-11-12 22: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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