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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실천의지 높게 평가…급조돼 형식적" 지적



서울시가 행정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정보소통광장'. © News1


(서울=뉴스1) 박태정 기자= "현 단계에서 공개하는 것은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당사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 비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달 21일 서울시 서소문청사 7층 회의실에서는 세빛둥둥섬 감사결과 징계가 결정된 15명에 대한 신상 공개를 요구한 한 시민단체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다.


세 번째로 올라온 이 안건에 대한 심의 결과는 '비공개'. "내부 검토 중이고 인사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의결이 될 사안이기 때문"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날 제 13차 정보공개심의회에 올라온 5건의 정보공개청구 안건은 '공개' 2건, '부분공개' 1건, '비공개' 2건으로 결정이 났다.


◇은밀한 의결도 회의 참석한 듯 본다


이 같은 서울시 내부의 은밀한 결정과정은 과거 소수 의결권자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이 8월 23일 그동안 내부 정보로만 취급하고 가급적 공개하지 않던 모든 행정정보를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공유하겠다고 선언한 뒤부터다.


이를 위해 정보 개방의 창구 역할을 할 인터넷 사이트인 '서울 정보소통광장'(gov20.seoul.go.kr)도 만들었다. 그동안 정보소통광장에 올라온 행정정보는 두 달 사이에만 수 백건에 이른다.


서울시 정보화기획단 관계자는 "특히 행정정보공표와 행정자료실에 올라온 시정 계획과 재정에 대한 정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22일 현재 최근 한 달 동안 1만1082명이 '정보소통광장'을 방문했으며 하루 평균 370여 명이 시가 공개한 행정정보를 눈여겨 보고 있다. 서울시 홈페이지를 찾는 이들 중 2% 정도가 공개된 행정정보를 찾는 셈이다.


서성만 서울시 정보공개정책과장은 "행정의 투명성 확보라는 차원에서 행정 정책의 처리와 집행 과정이 공개되면서 책임성 있는 시정과 함께 시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행정정보 공개의 의미를 강조했다.


◇억지춘향식 형식적 정보공개도 여전


하지만 양적 공개 확대가 질적 수준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요에 의한 형식적인 공개가 많기 때문이다.


법적 의무공개 대상인 64종의 행정정보 공표 코너에는 각 부서의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가 대다수다.


이달 들어 130여 건의 행정정보 공표 가운데 업무추진비를 제외하면 뒤늦게 한꺼번에 올라온 6,7월 대기질 현황과 서울대공원 9월 약수터 수질검사 고작 3건이 전부다.


업무추진비 내역도 간담회, 업무협의, 경조사비 등 두리뭉실하게 나열만 돼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였는지 알아볼 수도 없다.


22일 현재까지 2257건의 행정정보가 올라와 있지만 공표를 통해 자연스럽게 감시·감독가 이뤄진다기보다는 형식적인 면죄부만 주어지고 있다는 인상이 크다.


법적 공표 기준 이상으로 많은 부서의 업무추진비를 공표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지만 행정정보공표가 단지 업무추진비 코너로 인식될 수 있어 세부적으로 분류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주요 업무계획과 간부 회의자료, 행사 계획 등 시정전반 자료를 공개한다는 '행정자료실'에는 박 시장의 발표 이후 고작 10건이 올라와 있다.


본래 취지대로 정보가 공개되고 있는 코너는 서울시 정례회의와 92개 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는 '회의공개'가 유일하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직까지 형식만 갖추고 내용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앞서의 정보공개심의회 회의록 같이 회의 내용을 가급적 녹취해서 그대로 공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1~2장짜리 요약본으로 공개하고 있다. 회의 내용도 없이 달랑 표 한 장으로 심의 결과만 공개하는 경우도 많다.


행정정보 공개를 주도하는 서울시 행정국 소관의 서울정보소통센터 설립추진단 회의 결과도 최근에서야 뒤늦게 1,2,3차 회의록이 한꺼번에 올라왔을 정도다.


전진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은 "아직까지 도입 초기이다보니 서울시 직원들이 정보 공개에 소극적인 면을 보이는 것 같다"며 "박 시장에 지시에 따라 정보소통광장이 급하게 만들지다 보니 시스템적으로도 부족한 점도 많다"고 꼬집었다.


◇"공개청구 결정 자료 자동 공유되야"


방문자 수는 크게 늘었다고 하나 시민 참여가 필수인 시민정보나눔방은 유명무실하다.


다함께 공유하고 싶은 정보나 자료를 시민 스스로 올리는 '정보나눔방'에 올라온 글은 고작 2개, 그중 2개는 서울시 직원이 올린 것이다.


공개가 필요한 정보를 제안하는 '시민제안방'에는 13개의 글이 올라와 있지만 본래 취지와 달리 민원이 줄줄이 올라와 있다.


정 소장은 "부족한 점이 있지만 서울시만큼 행정정보 공개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지자체를 찾아보기는 힘들다"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행정정보 공개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서울시 공무원 개개인의 정보공개 마인드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로 공개가 결정된 행정정보가 공유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 소장은 "한번 공개가 청구된 행정정보는 대부분 여러 사람들이 궁금한 내용이라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공개하는 게 취지에도 맞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면서 "기왕에 공개가 결정된 행정정보를 또다시 청구해야 하는 공개시스템은 개선되야 한다"고 조언했다.




 

ptj@


입력 2012.10.23 07:15:05| 최종수정 2012.10.23 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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