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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센터 "대통령 지정기록물 보여달라는 새누리당 의원들 황당"


새누리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요구는 국회의원 스스로 불법행위를 하라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다'며 이를 요구하는 정문헌 의원은 자신이 대표발의한 법안과 전혀 맞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아래 정보공개센터)는 23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어제(10월 22일) 경기도 성남시 대통령기록관을 찾아 대통령 지정기록물을 보여 달라고 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의 요구는 황당한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전날 새누리당 '민주당 정부의 영토주권 포기 등 대북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 소속 정문헌·이철우·류성걸 의원과 송광호 위원장은 박준하 대통령기록관장에게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과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NLL포기 여론 조성을 위해 대책회의를 연 기록물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대통령기록관장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요구에 따르는 것은 불법이다. 이 자료들은 모두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15년에서 30년까지 비공개 기간이 설정되어 있다.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아래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은 대통령 지정기록물의 경우 재적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거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대통령 지정기록물이 중요한 증거라며 영장을 발부했을 때에만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둘 중 어떠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열람을 요구한 것이다.


새누리당, 법적 절차 따르지 않고 남북정상회담 열람 요구하기도


정보공개센터는 특히 "이번 논란의 핵심에 있는 정문헌 의원의 행동은 더욱 황당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 2005년 11월 22일 '예문춘추관법'을 대표발의했다. 여기에 동참한 동료의원 72명 가운데 대부분은 당시 한나라당 소속이었다.


이 법안 27조에는 '대통령이 국가 이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에 한하여 대통령기록물을 특정하여 공개 및 열람 그리고 자료제출이 가능한 시점을 따로 정할 수 있다'고 쓰여 있다. 비공개 기간은 최대 50년이고, 공개 요건은 대통령이 형사상 소추를 받아 증거로 필요할 때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고 명시하는 등 현행 대통령기록물 관리법보다 더욱 강력하다. 


국회 의안검색시스템에서 확인한 결과, 17대 국회는 정부가 정 의원의 법안을 수정·보완해 만든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을 2007년 4월 2일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의 모태가 정 의원의 예문춘추관법인 셈이다.


정보공개센터는 "이런 법을 발의한 인물이 대통령기록관에 가서 대통령 지정기록물을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모순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이번 새누리당 의원들의 행동은 대통령기록을 남기면 이런 논란을 일으킬 수 있으니 남기지 말라는 메시지로 보인다"며 "과연 역사적으로 이런 행동들이 어떻게 평가받을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여정부가 청와대 문건 없앴다? 임수경 "전자기록관리 원칙 따른 것"


한편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시절 대통령기록물을 다음 정부로 넘기면서 민감한 문건의 내용과 목록 폐기를 지시했다는 <조선일보> 10월 23일치 보도를 반박하는 주장들이 연이어지고 있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조선일보의 '노 대통령, 청와대 문건 폐기 지시' 기사는 앞뒤 발언을 잘라 입맛대로 왜곡, 악의적으로 날조한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조선일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5월 2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인계할 때 제목까지 없애버리고 넘겨줄 거냐' '기술상으로 가능하냐'고 발언한 것을 토대로 청와대 문건 폐기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노무현재단은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노 대통령의 발언은 공개해야 할 주제와 공개하지 말아야 할 내용이 연계되어 있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논의하던 중에 나온 말"이라며 "대통령기록관에 당연히 원본 그대로 이관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그날 회의 내용에서 일부분만 인용해 자신들의 악의적인 주장을 날조해냈다"며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구했다.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기록물은 법으로 보호되는 비공개 지정기록이므로 입수 경위를 분명히 밝힐 것도 요구했다.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도 23일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기록물을 분류·정리해 이관한 후 다음 정부가 업무의 연속성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청와대 업무매뉴얼 572개와 주요 업무과제 관련 부속기록 6만여 건을 남겨 제공했다"며 "대통령 기록관에 이관한 자료들은 보안상의 이유로 폐기하는 것이 전자기록관리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문건 목록을 없앤 것 역시 "목록 자체가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경우도 있어 이를 공개하면 대통령 기록물 보호제도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이 문제는 대통령 기록물 관리의 방법에 있어 논의할 일이지 기록을 없앴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것은 진실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또 "참여정부는 당시 이명박 정부를 위해 참여정부 업무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통령이 보호를 요청한 자료 외에는 청와대 기록 대부분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l박소희(sost) 기자
12.10.23 16:03l최종 업데이트 12.10.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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