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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홀씨상 받는 이득형씨
쉽고 불이익 없고 비용부담 적어
1명당 1건 청구땐 사회 바뀔 것


“첫째는…, 둘째는….” 22년 경력을 가진 영어강사의 습관은 숨길 수 없다. 6일 서울 강남구청 앞에서 만난 이득형(46·사진)씨는 정보공개청구에 관한 자신의 철학을 ‘강의하듯’ 풀어냈다. 그는 이날 아름다운재단이 7년째 진행하고 있는 ‘2010 아름다운 사람들 공익시민상’ 가운데 일반시민 부문(민들레 홀씨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아름다운재단은 수상자로 선정된 그를 두고 “2000년부터 10년간 9864건의 정보공개청구를 한 ‘생활밀접형’ 시민운동가”라고 설명했다.

“정보공개청구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기본”이라고 강조하는 이씨의 이야기를 그의 강의 방식대로 재구성했다.
시민들은 표현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 등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대체로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알 권리’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정보공개청구의 장점은, 첫째로 아주 쉽다는 겁니다. 인터넷 누리집으로 신청하고 이메일로 받을 수 있잖아요. 둘째, 신청한다고 절대 불이익을 당하지 않습니다. 정보공개법에 보장된, 아주 당연한 시민들의 권리입니다. 셋째,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요. 보통 수수료 몇 백원 안팎의 돈으로 공공기관이 갖고 있는 정보를 볼 수 있죠.

그렇다면 ‘뭘 청구해야 되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아요. 일상생활을 하다가 뭔가 의심이 들거나,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 불평만 하지 마시고 꼭 정보공개청구를 해보세요. 멀쩡한 보도블록을 바꾸는 걸 보면 열받죠? 그럼 화만 내지 말고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공사는 어느 업체가 맡았는지 청구하세요. 설사 문제가 없더라도, 공무원들은 긴장합니다. 청구하는 것 자체가 지방행정을 감시하는 거죠.

저는 1999년 한국청년연합회 활동을 하면서 이 제도를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추상적이고 거창한 문제도 좋지만, 시민의 삶에 맞닿아 있는 지역 행정을 감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2003년에는 강남·강동 구청장 부인이 구청예산으로 외국에 다녀온 사실을 정보공개청구로 밝혀낸 게 기억에 남아요. 그 뒤 시민단체인 위례시민연대와 활동하며 강남·강동·송파의 행정을 꾸준히 감시하고 있습니다. 11년 전에 처음 서울시장 업무추진비 내역의 정보공개를 청구했어요. 그때 “공개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듣고 더 열심히 청구했어요. 지금까지 청구한 건수만 1만건 가까이 되죠.

그동안 공무원들과 왜 안 싸웠겠어요. 정말 엄청나게 싸웠죠. 그래도 이젠 자치단체의 의식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느껴요. 조금씩 투명해지는 거죠. 마침 오늘은 강남구청 공무원들을 상대로 ‘윈윈 민관 협치’라는 강의도 했어요. 강의에서 저는 내내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해 주민과 함께하는 행정 시스템을 만들자”고 강조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공익과 관련된 부분에 조금씩만 관심을 가져보세요. 국민 1명이 1건씩만 청구하면 사회가 정말 몰라보게 바뀔 겁니다. 꼭 실천해보세요!

글·사진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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