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이화동 광장/회원칼럼

땅에, 햇빛에, 공기에 주인이 있나요?

한 지붕 네 가족

옥천신문 정창영 기자


지난 주말에 신문사 주최로 송건호 언론학교라는 주민교양강좌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총 네 개의 강좌가 준비됐는데 그 중 하나는 투명사회를위한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사무국장이 맡아 주셨다. 전 사무국장은 정보공개분야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에서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참여연대 활동가를 거쳐 본인을 포함한 상근자 세명으로 이루어진 정보공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강좌가 끝나고 뒷풀이를 겸한 식사자리가 있었다. 어찌저찌 얘기를 하다가 우리나라에서 시민활동 하기가 얼마나 힘든지에 관한 대목에 이르렀고 전 사무국장은 어려움 중의 하나가 서울의 높은 임대료라고 지적했다. 현재 공개센터는 대학로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있는데 임대료가 240만원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아무 생각없이 1년에 240만원이라고요? 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전 사무국장이 당황하며 1년이 아니라 한달에 240만원이라고요 라며 박장대소를 하는게 아닌가. 시골 촌구석에 잇다보니 서울 부동산 가격에 대한 감수성이 한참 떨어졌나보다. 그래서 문득 궁금하고 걱정이 됐다. 상근자가 겨우 세명뿐인 열악한 시민활동단체가 그 무거운 임대료를 어떻게 감당하고 있을까.

공개센터가 있는 사무실은 하나의 공간에 네 개 단체가 함께 사용을 하고 있단다. 진보적 성향의 교회 한 곳과 공개센터, 그리고 다른 시민단체 두 곳이 하나의 사무실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한달에 240만원이나 하는 임대료를 혼자 감당할 수 없어 네 단체가 분담을 하고 있단다. 한지붕 네 가족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후원금 말고는 수입이 전무하다시피 한 공개센터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정보공개센터 사무실 모습. 하나의 방이 하나의 단체랍니다.


땅값이 무서워 시민활동을 그만 둘 수밖에 없는 현실이 G20 정상회의에 빛나는 대한민국의 오늘날이다. 전 사무국장은 말했다. 세상에 땅에 주인이 있다는게 말이나 되는냐고. 맞는 말이다. 굳이 헨리조지의 토지공개념 같이 유식한 말을 끌어다 올 필요도 없다. 질문을 이렇게 바꾸면 된다. 햇빛에 주인이 있느냐? 공기에도 소유권이 있느냐?

당연히 없다. 없어야 한다. 그게 맞다. 누군가 있다고 하면, 기가 찰 노릇이다. 자연이 준 것에 대해 인간들이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비극적인 코미디다. 땅에는 주인이 있을 수가 없다. 땅은 소유자가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땅은 태곳적부터 그곳에 그대로 있었는데 인간들이 소유권이니 자유재산이니 하는 것들을 만들어 사고 팔았을 뿐이다. 누가 그런 권리를 줬단 말인가.

만화 스머프가 생각난다. 스머프는 한 때 음모론에 시달렸는데, 옛 소비에트 연방 시절, 사회주의자들이 자본주의 사회의 어린이들을 현혹시키기 위해 만든 만화영화가 바로 스머프라는 것이다. 스머프 영문자 SMURF가 Socialist Men Under Red Father(붉은 아버지 아래의 사회주의자)의 약자이고 스머프에서 보여지는 사회가 바로 공산주의 이론이 그리는 공동체의 모습을 닮았기 때문이다.

스머프 마을에서는 누구나 같은 집을 짓고 같은 옷과 신발을 신는다. 이곳에서는 돈이 필요없다.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는 것이 마을을 운영하는 기본원리다. 이런 곳에 부동산 투기 같은 것이 존재할리 없다. 물론, 이런 음모론은 재미로 보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그 속에서 읽히는 반자본주의적 저항정신은 분명 의미가 있다.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비교다. 나와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나보다 훨씬 더 좋은 집에서 좋은 음식을 먹으며 산다면 부러울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를 개인의 노력과 연관지으며 공정한 경쟁이라는 허울을 내세우지만, 우리는 안다. 공정한 경쟁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스머프 마을이 부러운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차별과 비교가 없는 공동체, 그곳에서 스머프들은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 그렇게 살아도 먹고 사는 데는 문제가 없다.

도대체, 신이 만들어놓은 자연에 대해 개인의 소유권을 말하며 양극화를 낳는 이 사회는 분명 만화보다 못한 현실이다. 

전 사무국장은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많이 힘들지만 한사코 정부의 지원은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 자신, 한 때 70만원 밖에 되지않는 박봉을 받으며 큰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해봤다. 하지만, 외부의 지원을 받는 순간, 단체는 허물어졌다. 그런 일은 시민활동 영역에서는 비일비재 하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정부 지원은 절대 받아서는 안되는 독약이다. 다시 매달릴 곳은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적인 힘이다. 후원이다. 이 사회가 삐뚤어졌다고 생각한다면, 바로 가야 한다면 시민단체를 후원하자.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후원은 이곳을 누르면 된다. 어려운 와중에도 공개센터는 2009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선정하는 디지털유산어워드에 선정됐다. 결코 없어져서는 안된다는 세계적 공증이다. 

덧1)
전진한 사무국장님이 얼마전 옥천신문에 강의를 다녀오셨습니다.
옥천신문은 충북 옥천군의 지역언론으로 올해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한, 언론으로서의 제 역할을 열심히 하는 곳인데요.
신문사의 정창영 기자님께서 전진한 국장님과의 만남 후 느낀 소회를 개인 블로그에 올려주셨더라구요. 시민운동진영에 대한 응원의 내용이 있어 냉큼 퍼 왔습니다.
늘 이렇게 우리의 활동을 지지해주시는 깨어있는 시민분들이 계셔서 참 많이 고맙습니다!
덧2)
옥천신문 의 제 9회 송건호언론상 수상 이유입니다.

1989년 9월 창간된 주간 옥천신문은 보도과 경영면에서 지역 언론의 모범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서울 중심의 중앙집권화와 지역 언론의 미흡한 대응으로 인해 현재 우리나라의 지역신문은 신뢰도와 경영면에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신문은 특정세력의 이익을 위해 파행적으로 운영되기도 합니다.

옥천신문은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소유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민주 신문을 목표로 출범하여 지금까지 편집권의 독립 보장, 편집국장 선출제 등을 통해 언론자유를 확립했고, 지면평가위원회를 운영하여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려 노력했습니다. 

촌지와 향응으로 불리는 관행을 거부하는 건전한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지방권력과 언론이 결탁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막아, 옥천의 자치단체•의회•권력기관•유력인사를 감시하고 견제하여 주민이 중심이 되는 지역자치가 뿌리내리는 데 기여해 왔습니다. 지면에서도 지역현안과 소식 그리고 주민의견을 성실하게 반영하고, 실질적인 생활정보를 제공하여 튼튼한 독자기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경영면에서도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유가독자율 제고, 지역 생활광고 유치, 비용절감 등을 통해 적자 없이 운영하여 언론인의 양심과 자율에 따라 보도할 수 있는 자립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옥천신문은 언론개혁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시장왜곡이 초래한 언론독과점의 문제점을 알렸고, 2003년부터 ‘옥천언론문화제’를 주관하는 기관으로 참여해서, 언론과 언론산업을 객관적이며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교육의 장을 만들었습니다..

여강여호 2010.12.02 11:52 신고

얼핏 듣던 상식, 여기서 제대로 알고 갑니다. 행복한 오후 되십시오

You logged-in!
비밀글
Nav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