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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소지만 해도 임의동행 요구… 
   잇단 불심검문 남용 도마에

ㆍ지난 2년간 1억건 넘어서

경찰의 유인물 단속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천안함 의혹을 담은 유인물을 ‘불온 유인물’로 규정, 배포하던 대학생들을 강제 연행(경향신문 6월14일자 16면 보도)한 데 이어 달리던 버스를 갑자기 세워 차 안에서 대학생들을 불심검문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권위주의 시절에 벌어지던 경찰의 불심검문·임의동행 시도가 되풀이되면서 인권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3일 오후 9시쯤 덕은동을 출발해 서울대로 향하던 한 간선버스를 순찰차를 이용해 관악구청 앞 도로에서 멈춰 세웠다. 한대련 관계자는 “경찰이 버스에 올라탄 후 대학생들에게 다가가 ‘불온유인물을 배포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며 신원 확인 및 경찰서까지 임의동행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모씨(22) 등 대학생 5명은 “승객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거나 바깥으로 뿌리지 않았다”며 신분 확인을 거부했다. 경찰은 버스에서 20여분을 지체하다 “학생들은 유인물을 배포하지 않았다”는 승객들의 증언과 차량 정지에 대한 항의를 받고 대학생 1명만 신원 확인을 하고 돌아갔다.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와 확인 차원에서 차를 세워 조사했지만 사실과 달라 인적사항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갖고 있던 유인물은 러시아 전문가의 천안함 조사결과 불신 발언 등 언론에 이미 보도된 바 있는 천안함 침몰 당시 여러 의혹을 나열한 것에 불과했다. 경찰은 지난 12일 서울 지하철역 등에서 천안함 의혹을 담은 유인물을 배포하던 대학생들을 연행했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해 30분여 만에 풀어줬다.

민변의 박주민 변호사는 “경찰은 유인물 내용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에 대한 검토 없이 일단 조사나 수사부터 하고 보자는 식으로 불심검문을 하고 있다”며 “이는 불심검문 권한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남용하거나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의 불심검문 남용은 법원에서도 지적됐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해 9월 마포구 한 빌라 앞 주차장에서 전화를 하며 서성이다 경찰로부터 불심검문을 요구받자 “도둑질도 안했는데 왜 검문하냐”며 욕설을 하고 경찰에 상처를 입힌 혐의로 구속 기소된 허모씨(28)에게 15일 무죄를 선고했다. 서부지법 형사11단독 이우철 판사는 “허씨는 불심검문에 응했고 비교적 경미한 모욕죄인데도 인신구속을 하는 것은 기본권을 과잉제한한 불법체포에 해당한다”면서 “경찰이 적법하지 않은 공무집행을 한 것이어서 이 행위에 반항하다 상해를 입힌 것은 정당방위”라고 밝혔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가 서울경찰청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불심검문을 받은 사람은 644만여명, 차량은 4800만여대에 달했다. 2008년까지 합하면 2년간 1억건이 넘는 불심검문이 이뤄졌다. 수치상 서울 시민들은 해마다 10명 중 6명 꼴로 불심검문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정보공개센터 관계자는 “사람에 대한 불심검문은 당사자가 인지라도 하고 있는 반면 차량조회는 번호로만 하기 때문에 당사자도 모르는 새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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