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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최근에 영국의 정보공개제도에 관한 책자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영국의 탐사보도 관련 저널리스트이자 운동가인 Heather Brooke이 쓴 "Your right to know - A citizen's guide to the freedom of information act" 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영국 정보공개제도와 그 활용 현황, 문제점과 한계에 대해 시민들이 읽기 쉽게 쓴 책입니다. 정보공개센터가 조만간에 출판하려고 하는 책과 비슷한 컨셉입니다.

이 책을 보면, 영국의 정부관료들이 얼마나 정보공개법에 대해 저항했는 지도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흔히 영국을 선진국이라고 생각하지만, 영국은 2000년말에 정보공개법이 만들어져서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199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늦은 편입니다. 그만큼 영국의 정치인들과 관료들의 저항이 심했던 모양입니다.

일단 법이 만들어지고 나서는 언론사 기자들과 시민들이 정보공개청구를 많이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스코틀랜드에서 발행되는 Sunday Herald라는 신문의 Paul Hutcheon이라는 기자는 영국의 정치인들이 사적인 용무를 보는 데 택시를 이용하고도 그 돈을 공금에서 청구한 사실을 밝혀 냈답니다. '택시 게이트'로 불리는 이 사건 때문에 해당 정치인이 사퇴하기도 했답니다. 이 Paul  Hutcheon이라는 기자는 그동안 혼자서 400건이 넘는 정보공개청구를 했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정보공개청구에 빠져 있는 기자분들이 있는데, 스코틀랜드에도 그런 사람이 있는 모양입니다.

어쨌든 영국에서도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제일 공개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세금낭비와 관련된 정보인가 봅니다. 정보를 요구하는 언론인, 시민들과 공개하지 않으려는 공무원, 정치인간에 끊임없는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가 봅니다.

또 재미있는 것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정보공개법이 다르다는 것인데요. 스코틀랜드의 정보공개법이 더 잘 되어 있답니다. 법조항 자체도 잘 되어 있고, 스코틀랜드의 정보공개 커미셔너(정보공개제도를 관리하고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결정을 내리는 기관입니다)인 Kevin Dunion이라는 사람이 정보공개에 아주 적극적이어서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보다도 정보공개 측면에서 더 앞서 나가고 있답니다. 이 Kevin Dunion이라는 사람은 '지구의 친구들'이라는 환경단체의 스코틀랜드 지역 이사였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 Kevin Dunion이라는 사람에 대한 칭찬이 자자한데, 우리는 왜 이런 사람이 없을까요?

우리나라가 영국보다 더 빨리 법을 만들긴 했지만, 영국을 따라 가지 못하는 점이 바로 이런 면인 것같습니다. 스코틀랜드는 정보공개 커미셔너가 독립된 지위를 가지고 정보공개제도를 총괄하고 이의신청에 대한 판단까지 하기 때문에 정부관료들이 정보공개에 태만하기가 어렵습니다. 잉글랜드의 경우에도 정보공개 커미셔너가 있고, 정보공개재판소(Information Tribunal)도 있습니다. 커미셔너의 결정에 불복하는 사람은 정보공개재판소에서 다시 판단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보공개제도에 대해 총괄하는 독립된 기구도 없고, 잘못된 정보비공개에 대해 독립된 지위에 있는 기관으로부터 신속하게 판단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이런 후진적인 제도가 정보공개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영국에서도 정보공개법에 대한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 법을 만들 때에 관료들의 저항 때문에 비공개조항이 많이 들어가는 등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보공개를 위해 노력하는 저널리스트가 쓴 글이라 그런지, 공감되는 것이 많은 책 'Your right to know'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자가 책 서문에서 쓴 내용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저도 참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사람과 정부간에는 일종의 전투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공무원들의 무책임한 답변으로 인해 좌절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전투는 싸울 만한 가치가 있는 전투이다."

"정보공개청구를 하라. 만약 당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한다면 항의하고 항의하라. 심지어 당신의 노력이 보상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당신의 케이스는 왜 이 법이 개선되어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다"

"정보를 얻는 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시민이 정부의 정책에 대해 설명을 듣고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때에 정부는 투명해준다. 어쨌든 첫번째 목표는 팩트(fact)를 얻는 것이다. 팩트가 있어야만 우리가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그것을 변화시키려 할 때에 힘을 가질 수 있다. 그 다음 단계는 정부의 정책결정과정을 개방시키고, 정부는 더욱 책임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권리이지 특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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